전체301 Brad Mehldau Trio, "Ode" 개인적으로 맬다우 트리오의 전성기는 2000년대가 아니었나 싶다. 1990년대 트리오도 들을 만했지만 젊은이 특유의 난해함이 강한 시기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오면 난해함과 편안함이 섞이면서 볼 만한 장면을 만들어내게 된다. 아래 앨범은 2011년에 발매되었지만 녹음은 2008년에 이루어졌다. 2000년대 맬다우 트리오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멜로디 라인이 분명하면서도 진부하지 않다. 근래 그에게서 이런 감각을 찾아보기는 어렵게 된 것 같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멜다우는 벌써 50대 중반이다. 물론 그렇게 많은 나이라고 할 것만도 아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뇌의 신경망 체계의 성질이 변하기 때문에 젊었을 때와 같은 감각적 측면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2024. 9. 6. Mozart, "Piano Sonata No. 12 in F Major K. 332 II. Adagio" Sends me back to around 2001 when I purchased this record. So beautiful a piece. --Alfred Brendel, piano 2024. 8. 30. Floating Points, "Ocotillo" 플로팅포인츠의 새 앨범이 나왔다. 플로팅포인츠를 들을 때는 이어폰을 사용한다. 주목할 만한 음악가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어폰은 내가 음악에 대해 존중을 표하는 방식이다. 귀에 부담을 가하나 최고의 만족도를 보여주는 이어폰을 쓸데 없는 음악을 드는 데 쓰는 것은 내 귀를 낭비하는 일이다. 그런 음악에 대해서는 그냥 맥북에 내장된 스피커 정도로 충분하다.--Cascade (2024) 2024. 8. 22. 논리학, 레토릭, 자연과학 학습의 어려움 때문에 자연과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데 단 한번도 진심인 적 없었던 사람들이 선택지가 없어서 인문학을 공부하게 될 때 그 결과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그들의 인문학은 전체 구도에 대한 이해 없이, 즉 어디서 레토릭이 나오게 된 것인지 그 기원은 알지 못한 채, 단순히 레토릭 안에 머물게 된다. 사실 레토릭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전체가 아니다. 레토릭은 언어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그러나 언어에는 레토릭만 있는 게 아니다. 언어는 레토릭 이전에 논리학이라는 체계를 지니고 있다. (다른 한편 언어 내에는 문법학이라는 부분도 있다.) 부분은 전체와의 관계를 잃게 될 때 단순히 제멋대로, 자의적으로, 날뛰게 된다. 이것이 레토릭이 지닌 문제다. 한낱 레토릭의 차원.. 2024. 8. 15. 404, [11/4/4/13/8] 내가 기억하기에 2010년대 초반 주목할 만한 록밴드의 하나는 404였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무척 거친 질감이다. 난 날것의 느낌이 없는 록음악은 좋아할 수 없다고 느낀다. 그런 건 장르화된 록일 뿐이다. 장르로서 록은 사실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록이 장르화되면 어떤 식이 되는지 보고 싶다면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히트곡들을 보라. 아주 듣기 좋지만 딱 거기까지다. 요점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구태여 록을 찾아서 들을 이유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각자의 장르가 각기 매력을 지니고 있듯 여러 장르 중 하나인 록 또한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행의 일부로서 듣고 치울 장르일 것이다.) 난 정서로서, 삶의 태도로서 록음악을 좋아한다. 그러나 404가 단순히 거칠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실 거친 사운드 뒤에는 달콤함이.. 2024. 8. 5. Beato, "음악이 형편없어지는 이유" 릭 비아토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대중음악 논평가다. 지난 세기 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비틀즈 시대부터 시작해서 1990년대 얼트록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재즈나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게 한다. 이 사람의 음악 평론은 청취자 입장에서가 아니라 음악 생산자 입장에서 진행된다. 그 자신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이나 테크놀로지적인 부분 및 음악 산업의 생리까지 아주 다양한 부분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실용음악 관련 강의도 하는 것 같다. 아래 영상은 이 사람이 20세기적 인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지점은 비아토의 경우 21세기 주류 대중음악에 대해 강경하게 '노'라고 답한다는 데 있다. 쉽.. 2024. 7. 27. 유튜브는 언론이 아니라 생태계다 아래 영상은 기성언론이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근래의 경향을 두고 문제점은 없는지, 기성언론은 무엇을 잘못했길래 신뢰를 잃은 것인지 등을 논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이런 의제를 토론한다는 게 내 입장에서는 의아하게 느껴진다. 기성언론은 사라져가는 공룡과 같은 존재다. 멸종해가는 종을 놓고 '어떻게 살릴 방법은 없는가?'라는 식의 관점에서 의제를 잡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시 말해, 멸종해가는 종의 입장을 전달하는 사람을 끼워넣는 설정 자체가 이 프로그램이 결국은 레거시 미디어가 기획한 것임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진행자 손석희가 레거시 미디어의 편에 선 마지막 권위자라는 사실이 결정적일 것이다. 사실 보다 생산적인 의제 설정은 '유튜브는 무엇이며, 우리는 유튜브가 행.. 2024. 7. 21. Keith Jarrett, The Köln Concert Part 1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는 앨범이 발매된지 25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 후 24년이 더 흘렀다. 발매된지 49년, 사실상 반 세기가 다 됐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하지 않고 남는 사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훌륭하다는 사실이다. 혹시 누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어떤 삶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묻는다면 난 그 어떤 윤리학 서적도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내 답변은 아래 음악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일 것이기 때문이다. --The Köln Concert (1975) 2024. 7. 16. Mobile Suit Gundam Thunderbolt OST 2 아래 만화는 본 적 없다. 볼 예정도 아니다. 다만 음악이 들을 만해서 가져왔다. 20세기 아방가르드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멋지다고 여길 것이다. 참고로 36분경 앨범이 중반을 넘어가면 재즈가 아닌 다른 장르로 넘어간다. 심지어는 '가와이 가와이'라 하는 우스꽝스러운 보컬까지 나온다. 그쯤되면 그냥 끄면 된다.--Mobile Suit Gundam Thunderbolt OST 2 (2017) 2024. 7. 1. 이전 1 2 3 4 5 6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