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7 겸공 3월 31일 박구용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까지도 탄핵 인용이 되지 않고 있는 지금 한국이라는 국가는 비정상적 예외 상태에 빠져 있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지만 않을 뿐 지금 한국은 민주 및 법치에 기반한 국가 자체가 작동을 멈춘 비상 상태다. 그리고 내란세력은 법치와 민주에 근거한 국가를 전복해서라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사람이 죽는 일은 5월 이후부터 현실이 될 것이다. 87년 체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내 입장에서 이 정도의 국가붕괴 상태는 생전 처음 목도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87년 체제가 무너져 그 이전 체제로 돌아갈지도 모를 위기 상황이다. 이 일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자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지 않다.-- 2025. 3. 31. Keith Jarrett, "I Fall in Love Too Easily / the Fire within" Definitely, Keith Jarrett trio at its best. --At the Blue Note (1995) 2025. 3. 29. 도올 시국선언 영화 [주라기 공원]으로 치면 랩터 무리가 우리에서 탈출한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단히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들이 가진 모든 권력을 이용해서 탄핵 인용을 막기 위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 탄핵이 인용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끝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 계엄이 일어날 것이고, 동남아 국가 수준의 독재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민주주의가 끝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알던 국가 자체가 끝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 후진국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헌재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의 시간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일상이 가능했던 시절로 그리움에 사무쳐 추억하지 않으려면 지금 남은 시간 동안 작금의 범죄적 행위에 대항해 목소리를 내야한다. 2.. 2025. 3. 10. 모임 별, "호수" 모임 별의 2024년작 [우리 개]에서 주목할 만한 곡은 "호수"다. 이 곡을 들으며 어쩌면 황소윤의 합류는 모임 별에게 다시 한번 20대의 영혼을 가져다주는 일과 같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곡은 물론이고 앨범 전반적으로 기존 모임 별의 특징이 완전히 생기를 얻었다. 동시에 황소윤 특유의 기타 솔로가 곡을 마무리한다. 난 언제나 황소윤의 곡에서 기타 솔로가 더 강조되기를 바래왔었다. 그 모습을 전자음을 기반으로 한 모임 별에게서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성공적인 조합이다. 록적인 기타솔로와 전자음악적 요소 모두가 감정을 동일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랑의 감정을 생각해보자. 사랑은 모임 별의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감정의 하나다. 늘 기저에는 사랑이 .. 2025. 2. 27. Toe, "Two Moons" 난 실험적 음악을 좋아한다. 그러나 무작정 실험적이기보다 실험성과 감각적 달콤함이 서로 경쟁하는 음악을 좋아한다. 아래 토의 음악이 좋은 사례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음악을 누가 싫어할 수 있느냐고 느낀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아래와 같은 음악을 듣고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주관성의 문제다. 반면 이 주관성을 바탕으로 형이상학을 재구성하는 것이 미학이다. 미학이 보편성과 목적론에 대한 논의를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미학은 감정에서 시작하지만 감정의 형이상학적 프로그램으로 끝난다. 예컨대, 아래 음악을 들으며 쓰레기 더미로 가득한 폐허로 느껴지던 세계 전체가 완전히 하나의 의미론적 중심을 얻으며 재구성되는 듯이 느낀다면 그건 음악을 미적으로 .. 2025. 2. 20. 김오키, "You've Got to Have a Flower on Your Mind" 김오키의 음악은 전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실험적으로 들린다. 그의 음악을 실험적 대중음악이라 칭해보고 싶다. 참신한 대중음악이라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내 기준에서 그의 음악은 훌륭한 대중음악의 표본과 같다. --[스피릿 선발대] (2019) 2025. 2. 12. Jon Hopkins, Ritual 서로 동의하지 않는 견해를 나누는 대화를 나누고 나면 그 느낌이 마치 뇌를 독성이 있는 물질에 담근 것 같다. 생각은 분명 물리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특정 생각은 특정 물리적 출력을 만들어내는 컴퓨터의 특정 프로그램과 같다. 미학적 음악은 그렇게 가동된 컴퓨터의 명령어를 제거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과 같다. 미학은 감정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아래는 2024년에 나온 홉킨스의 최근작이다. 내가 그의 음악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속에서 벗어난 소리 자체를 탐구하는 음악가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미학적이라서 듣는다. 미학은 형이상학의 다른 말이다. 속된 소리들이 싫다. 쓰레기 같은 생각과 언어들로 이루어진 현실을 반영하는 게 음악이라면 난 음악을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은 .. 2025. 2. 5. Keith Jarrett, Gary Peacock, Paul Motian "How Long Has Been Going On" 인간의 지능은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아주 자주 생존의 환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리하여 거꾸로 생존하지 못하게 된다. 생태계 내에서 일어나는 사실관계에 기반한 정보를 충분히 많이 얻어야 생존에 필요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실이 감당할 수 없을 때 찾아온다. 현실이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단계에 이를 때 인간은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는 환상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한다. 그러나 생존의 환상을 만들어내게 되면 해당 개체 및 집단은 물리적으로 생존에 실패하게 된다.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하는 극우 유튜버들과 윤석열의 사고방식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총선.. 2025. 1. 15. 모임 별, "내가 여기에 있다" 모임 별의 "내가 여기에 있다"는 20대의 시간을 포착하고 있다. 늘 두려움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느낌, 그러나 동시에 근거없는, 무한한 희망에 휩싸여있는 시간, 그것이 20대가 지칭하는 비물리성의 특성이다. 가장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가장 추한 시간, 영혼이 물리적 신체의 구속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 파괴성을 드러내는 시간, 다시 한번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가기 두려운 시간. 가장 검은, 그러나 가장 흰 시간. 사실 모임 별의 음악을 듣는 것이 그렇다. 영원히 듣고 싶지만, 그 영원함이 깨질까 두려워 결코 계속해서 듣고 있을 수 없는 음악.잊고 살다 불현듯 부서질 듯 예민한 20대의 감정을 떠올리게 될 때면 그 시간이 지난 후 신체가 빠져들게 되는, 생기없는 하찮음에 절망하게 된다. 감정을 갖는 일은 다.. 2024. 12. 28. 이전 1 2 3 4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