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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 "Forty Six and Two" 같은 공연에서 툴이 연주한 곡을 하나 더 들어보자. 오스본의 고별 무대에서 툴의 공연은 20분 정도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툴이 지금까지 내놓은 것 중 가장 훌륭한 공연으로 꼽는다. 툴의 음악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자. 툴의 곡은 원시적 리듬과 타격감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프로그래시브 메탈이라 할 만한 특성을 내보인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이 각자의 리듬적 요소를 가지고 주인공 역할을 한다. 그 어느 요소도 보컬 혹은 다른 악기의 배경 음악 역할을 하기 위해 도입되어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재즈에서 각 파트가 돌아가며 솔로를 할 때 일어나는 느낌에 더 가깝다. 실제로 2/3 지점에서 보컬이 쉬어가는 부분에서 기타와 베이스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화를 하는 부분을 보면 이게 기존 .. 2026. 8. 24.
Tool, "Aenema" 작년 7월 5일에 있었던 오지 오스본 고별 공연의 일부로 상연된 툴의 공연이다. 오스본은 해당 공연이 있은 후 17일 후에 죽었다. 아래 영상 속 툴의 보컬인 메이너드 키넌은 61세다.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단한 무대 장악력이다. 짐승 같다. 딱히 괴성을 지르는 것도 아닌데 보컬에서 듣는 이를 압도하는 날것의 물리력이 느껴진다. 툴 음악의 본질이 원시성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주다. 스튜디오 앨범에 실린 것보다도 낫다. --Live in Birmingham, 2025 2026. 8. 15.
Jimi Hendrix Experience, Live at Royal Albert Hall, 1969 아래 공연을 보며 어떤 면에서 지미 핸드릭스 이후 록 음악은 없어도 될 뻔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록 음악 고유의 무대 문법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예컨대, 기타를 가지고 부리는 섹스 어필, 무대에서 기타를 부수고 난동을 피우는 행위, 이 모든 것들의 원형이 거의 전부 핸드릭스에게서 왔다. 노이즈 가득한 기타 피드백 소리를 예술의 경지로 올린 것을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차이도 있다. 후대 록음악가들의 경우 리듬의 요소가 핸드릭스에 비해 약화되었다. 핸드릭스의 기타 소리는 신체의 리듬을 닮아 있어 그가 만들어내는 성적인 퍼포먼스와 기타 연주 사이에는 괴리가 없다. 그의 무대는 기타를 가지고 섹스를 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그의 곡을 듣고 있으면 그 만족감이 구태여 섹스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에 .. 2026. 8. 8.
Nujabes, "Steadfast" 주식시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세속적인 공간의 하나다. 시장 속에 있으면 개인의 고귀함, 도덕성, 의지 따위와 무관하게 시장통 정서에 휘말리게 된다. 시장통의 핵심은 본질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라는 데 있다. 가치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끊임없이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진폭은 거대하다. 시장은 가장 화려한 곳이면서 동시에 가장 저열한 곳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지만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절규가 들리기도 한다. 시장이 망가지면 치부를 드러낸다. 아름답지 않은 알몸을 보는듯 흉물스럽다. 명품 수트가 찢겨져 나가자 거대한 비계 살점이 덜렁거린다. 가장 반미학적인 공간이다. 물론 누군가는 이런 것을 두고 삶의 공간이라고 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렇다면 삶은 미학적이지 않다는 사.. 2026. 7. 30.
히피는 집시였다, 그리고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히피는 집시였다가 지난 3월 신곡 하나를 발표했다. 반갑다. 6년 만의 신곡인데 여전히 훌륭하다. 6년 만에 단 한 곡이 나왔을 뿐이라는 것은 몇 가지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첫째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을 때 한다는 뜻일 수 있다. 그러나 둘째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현실에 거리를 취한 결과일 수도 있다. 어느쪽이 더 중요한 이유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근래의 상황은 두번째 경우에 조금 더 주목하도록 만든다. AI을 이용하여 공장식으로 생산되는 음악이 출현하며 음악의 개념을 예술에서 잠깐 단맛 느끼고 버리는 껌 정도로 바꾸고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훌륭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의 관심만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사실 히피는 집시였다의 6년 전 EP는 유튜브에서 1-.. 2026. 7. 11.
Passion Pit, "Cuddle Fuddle" 내 기억에 이 곡은 2008년의 곡 중 하나였다. 오랜만에 들었는데 아직 괜찮다. 유치하면서 정신 나간 곡이다. 이런,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곡을 사랑한다. --Chunk of Change (2008) 2026. 7. 3.
히피는 집시였다, <불> 나이가 들면 감정이 무뎌진다. 그런데 그러다 감정이란 게 찾아오게 되면 두려움의 형태를 띤다. 그렇다고 살기 위해 오기를 부릴 힘 같은 것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무의미한 우연성의 물결에 쓸려내려가는 것을 인지할 뿐이다.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기에 한숨을 쉬게 될 뿐이다. 혹은 욕을 짧게 던지고 말 뿐이다. 물론, 짧게 자주 던진다. 누구에게 던지는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세상의 흐름 자체, 상황에게 던진다고 느낀다. 흐르는 사물들과 인물들이 상황을 만들 뿐이다. 상황은 사물들의 우연한 충돌이 잠시 만들어내는 조화와 같다. 유신론자는 그것을 섭리라고 부른다. 유물론자는 그 뒤에 흐르는 우연한 충돌의 연쇄를 볼 뿐이다. 원자론자의 눈으로 세계를 보면 세상 일이 우습게 보인다. 신이 있다면 그들에게.. 2026. 6. 20.
Jowall, "Stay" 보통 노이즈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디스토션 걸린 기타 소리가 피드백 루프를 만들 때 그 소리는 아름답다. 기타 음 하나 하나가 신경계를 긁으며 지나간다. 청각적 신체 자체가 노이즈와 함께 진동한다. 록 음악의 최정점에서 얻어지는 것은 공기의 진동이 주는 순수한 만족이다. 노이즈를 스타일링하는 단계에 이를 때 록은 순수 예술과 다를 바 없어진다. 1990년대에 록은 대중성의 정점에 있었다. 반면 2000년대에는 미학적 정점에 있었다. 음악을 듣는 재미가 있었던 시절이었다. --That Which You Will See in Here (2009) 2026. 5. 28.
Basement Jaxx, "Good Luck" 삶이 경영의 문제가 되면 사는 게 재미 없어진다. 그럴 때는 베이스먼트 젝스라도 들어줘야한다. --Kish Jash (2003) 2026.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