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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별, "태풍 전날 밤" 새로운 지식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고자 한다면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지식 및 기억을 다루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뇌의 구조 혹은 뇌의 작동 방식에 관한 뇌과학 지식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구태여 뇌가 만들어내는 전기 자기력을 탐침봉으로 확인한 후 그 위치를 물리적으로 포착하지 않더라도 경험적으로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물리적 지도가 아닌, 인식론적 지도를 그려볼 수 있다는 뜻이다. 내 느낌은 최소한 두 개의 서로 구분된 층위가 있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경험되는 지식을 다루는 층위가 몸 속 깊숙히 각인된 느낌으로 기저에 깔려 있다는 말을 첫째로 해볼 수 있지 싶다. 이는 육감적 지식이라 할 만한 것을 구성하는 영역으로서 보통 삶에 대한 도덕적 감각--선과 악에 관한 관념적 감각 혹은 죄의식의 감.. 2018. 10. 27.
모임 별, "박쥐들, 우리는" [주인 없는 금] (2018) 2018. 10. 21.
모임 별, "친밀한 적들 (Friendly Enemies)" 3년 전 대학원 수업에서 한 교수가 문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겠느냐고 물었을 때 철학을 공부했을 것이라 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난 지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길을 가지 않았다면 난 물질화된 이미지로서 공간을 다루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건축가가 되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실 3년 전의 답은 다른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예컨대, 철학에 이끌리는 것은 단단한 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깨 위에 지고다니던 집을 잃어버려 헐벗게 된 달팽이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물질이 액체가 되어 녹아내리는 장면, 더 나아가 기체가 되는 장면, 흙이 물이 되고 최종에 기체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지는 모습, 혹은 물질이 불길에 휩싸이며 타버리는 모습, 그것이.. 2018. 10. 10.
Buyl.org, "비단길" 마치 암 환자와 같이 죽을 운명의 육신을 자각한 채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언젠가 난 내 삶에서 음악을 빼앗겼다. 소리의 영역을 외국어가 차지하게 되었을 때 일어난 일이다. 음악을 잃는 것은 청각을 잃는 것과 같다. 삶에서 음악이 사라질 때, 그리하여 그 어떤 의미도 귓가에 들려오지 않게 될 때, 신체는 빛을 잃고 천천히 부패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청년기의 끝이다. 삶에서 예술이 사라지는 순간 젊음이 끝난다. 그러다 한국의 풍경이 미국의 풍경으로 바뀌었다. 시각마저 빼앗겨 장님이 된 듯 느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거울 속에서 갑작스럽게 백 살 먹은 낯선 육체를 가진 모습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불치병 환자는 다시 한번 더 예전의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 2018. 8. 20.
Byul.org. "1985" Secret Police (2004) 2017. 9. 17.
모임 별, "여름밤" 이런 '시즌 송'은 역시 여름이 가기 전에 들어야 제맛..인가?--[여름밤] (2017) 2017. 8. 5.
모임 별, "서울, 열대야 그리고 소주" [여름밤] (2017) 2017. 7. 27.
Buyl.org, "Secret Show" Selected Tracks for Nacht Dämonen (2017; expected to be out in March)---It is evident that this piece marks the apex of Byul.org's upcoming album, Nacht Dämonen. And it is not easy not to be tempted by the in-between voice, the voice neither woman's nor girl's (Notice the narrator's dual voices one of which underlies the other with its more youthful and bashful tone from the outset. We may say t.. 2017. 2. 18.
Buyl.org, "비단길" 지금 내겐 현재가 없다고 느낀다. 그건 마치 숨쉴 공기가 부족한 것과 같다. 그리고 그것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들이 내게 그 어떤 경각심도, 놀라움도, 슬픔도, 기쁨도 전해주지 않는 것과 같다. --- 2016.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