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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mashing Pumpkins2

록 음악에서 BTS로, 혹은, 프론티어 정신에서 정신 건강으로 스매싱 펌킨스의 1995년작 [멜론콜리](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라는 앨범을 듣고 있으면, 백인 남성이 이끄는 미국 대중문화의 마지막 전성기는 1990년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멜론콜리]의 매력은 앨범 특유의 남성적 포부로부터 기인한다. 2시간이 넘는 길이를 지닌 더블 앨범이라는 사실을 보라. 이미 길이에 있어서 역사에 남을 '대작'을 만들고 말겠다는 패기가 느껴진다. 내용면에서는 해당 앨범이 록 음악의 폭력성을 최대치로 담아내는 동시에 정반대의 서정성마저도 그 어느 팝음악 앨범보다도 더 섬세하게 담아내고자 한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처음 세 곡만 들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즉, 앨범과 동일한 제목을 하고 있는 첫 번째 건반 연.. 2021. 1. 25.
Yo La Tengo, "Autumn Sweater" 욜라탱고의 동일 앨범에서 한 곡 더 들어보자. 아래에서 확인해야할 것은 록 음악으로서 이 곡이 포착해내고 있는 전자 음악적 특징이다. 베이스가 곡을 지배하는 방식 및 그로부터 창출되는 기계적-반복적 정서를 보라. 키보드 및 드럼을 이끄는 것은 보컬 라인이 아니라 베이스 라인이다. 이는 가사를 통해 인간적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로 여겨져 온 기존의 대중 음악이 기계적 리듬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 음악의 영역으로 이동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욜라탱고에게는 노랫말이 있긴 하지만 의미로서 기능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라. 그것은 분위기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이 곡이 만들어내는 것은 공간감이지 시간감이 아니다. 즉, 베이스 라인과 드럼 및 키보드가 하는 일은 연속적 시간을 잘라서 .. 2018.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