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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 "Forty Six and Two"

by spiral 2026. 8. 24.

같은 공연에서 툴이 연주한 곡을 하나 더 들어보자. 오스본의 고별 무대에서 툴의 공연은 20분 정도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툴이 지금까지 내놓은 것 중 가장 훌륭한 공연으로 꼽는다. 툴의 음악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자. 툴의 곡은 원시적 리듬과 타격감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프로그래시브 메탈이라 할 만한 특성을 내보인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이 각자의 리듬적 요소를 가지고 주인공 역할을 한다. 그 어느 요소도 보컬 혹은 다른 악기의 배경 음악 역할을 하기 위해 도입되어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재즈에서 각 파트가 돌아가며 솔로를 할 때 일어나는 느낌에 더 가깝다. 실제로 2/3 지점에서 보컬이 쉬어가는 부분에서 기타와 베이스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화를 하는 부분을 보면 이게 기존 록이나 메탈의 문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메탈에서 이 부분은 기타가 혼자 나서서 화려한 솔로를 하는 구간에 해당한다. 그 동안 나머지 파트는 그냥 배경에 묻혀서 쉬어간다. 그러나 툴은 이 부분을 기타, 베이스, 드럼이 만들어내는 원시적 리듬과 비트의 향연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요소가 1980년대 스레시 메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그루브함을 만들어낸다. 그런 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드러머인 데니 케어리의 연주다. 케어리의 드럼 연주가 주는 만족감은 지미 챔벌린의 연주가 주는 만족감과 유사하다. 재미있는 점은 둘 다 드럼 연주 초기에 재즈 드러머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사실 키넌의 보컬도 기존 메탈의 보컬과는 결이 다르다. 기승전결 속에서 후렴구를 향해가는 구조는 딱히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알 수 없는 추상적 가사를 주문을 외우듯이 중얼중얼 이어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주문을 외는 듯한 보컬이 갈수록 반복적 구절에 기초한 리듬감을 일으키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1990년대 메탈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키넌의 보컬 스타일이 2000년대 잘 짜여진 장르적 후렴구를 불러 젖히는 가창력을 지닌 것으로서가 아니라 날것의 감정선을 드러내는 것으로서 메탈 보컬의 역할을 재정의한 이른바 이모코어의 선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많은 1990년대 중후반 이후 등장한 뉴메탈 밴드들이 툴을 자신들에게 영향을 준 밴드의 하나로 언급한다. 툴은 장르화된 1980년대식 메탈에 탈장르적 리듬감 혹은 신체적 감정선을 가져다준 밴드와 같다. 예컨대, 1980년대 후반 만들어진 메탈리카의 곡은  그 자체로 대단히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가 듣기에 해당 곡들은 감정이라고는 없는 음악 같이 들린다. 공대생이 아주 고도의 계산을 통해 설계한, 훌륭한 기계 장치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듣는 느낌이다. 건드앤로지즈는 어떤가?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에 동일하게 높은 완성도의 곡을 들려줬다. 그러나 1990년대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 록음악의 기준에 두고 들을 때 장르적 틀에 갇힌 느낌이다. 끼를 아주 훌륭하게 부리고는 있지만 장르적 완성도가 너무 높아 그 안에 갇힌 느낌이다. 쉽게 말해 이들의 음악에선 신체적 감정의 원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이들의 정서는 1990년대 최초로 등장한 록-메탈의 정서와는 구분된다. 그런 의미에서 1990년대가 내놓은 가장 기억할 만한 메탈 밴드의 하나는 툴이라 할 만하다. 툴은 록음악의 역사에서 좀더 진지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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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Birmingham, 2025

from the album Aenima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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