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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 Hopkins, "Luminous Beings" 올해 나온 앨범 중 단연 주목할 만하다.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맑스였던가 아니면 엥겔스였던가, 19세기 프랑스 사회를 이해하려면 그 어떤 역사 저술 혹은 사회학 및 경제학 저술보다도 발자크의 소설을 읽는 것이 낫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동일한 방식을 따라 자연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그 어떤 생물학 저술 혹은 생화학 저술보다도 존 홉킨스의 음악을 듣는 것이 났다고 말하고 싶다. 즉, 과학 속에는 자연이 없다. 그러나 이는 수학 공식이 아닌, 이른바 책 밖의, 자연 물상 속에 자연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자연을 그 자체로 경험할 수 없다. 물론, 날씨가 좋을 때 우리는 집 밖에 나가 경관을 바라보고자 한다.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고 싶어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의미의.. 2018. 5. 15.
Jon Hopkins, "Emerald Rush," "Everything Connected"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오늘날 전자 음악이 가장 생태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Everything Connected"이라는 생태학적 제목은 이미 그 자체 "Emerald Rush" 뮤직비디오의 주제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한편, "Everything Connected"의 뮤직비디오는 존재의 추상적 연결성에 관한 것이지 않은가? 말하자면, 오늘날은 가장 추상적인 음악이 가장 자연적인 셈이다. 존 홉킨스의 음악이 다른 한편 서정적 하모니를 통해 단편적으로 나마 유기적인 순간을 묘사하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Luminous Beings"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그때 우리가 듣는 소리는 존재가 물질로부터 형상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1990년대 전자음악이 '프로디.. 2018. 5. 14.
Jon Hopkins, Live on KEXP 아래 '연주'가 의미를 지니려면 언제나 항상 즉흥성이 소리의 조합을 지배해야 한다. 만약 아래 유형의 연주가 기존에 만들어진 패턴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면 그저 기존의 녹음을 틀어놓는 편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그러한 경우 해당 '연주'는 쉽게 말해서 '뻘짓'이 된다. 달리 말하면, 재즈 음악이 필요로 하는 즉흥성과 같은 것이 이 패턴 조합 음악에도 흐르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연주자 앞의 저 기계들이 사실은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새 조합을 소리로 변환하기 위한 장치로서 불필요하게 객관적 물상의 형태로 외화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지 싶다. 관련하여 사실 이러한 소리의 조합이 '음악'의 영역에 들지 않는다는 점을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전-화성악'의 영역에 머문다는 점에서 '전-음악'(p.. 2018. 5. 13.
Jon Hopkins, [Singularity] Singularity (2018) Singularity by Jon Hopkins 2018. 5. 11.
Yo La Tengo, "Autumn Sweater" 욜라탱고의 동일 앨범에서 한 곡 더 들어보자. 아래에서 확인해야할 것은 록 음악으로서 이 곡이 포착해내고 있는 전자 음악적 특징이다. 베이스가 곡을 지배하는 방식 및 그로부터 창출되는 기계적-반복적 정서를 보라. 키보드 및 드럼을 이끄는 것은 보컬 라인이 아니라 베이스 라인이다. 이는 가사를 통해 인간적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로 여겨져 온 기존의 대중 음악이 기계적 리듬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 음악의 영역으로 이동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욜라탱고에게는 노랫말이 있긴 하지만 의미로서 기능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라. 그것은 분위기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이 곡이 만들어내는 것은 공간감이지 시간감이 아니다. 즉, 베이스 라인과 드럼 및 키보드가 하는 일은 연속적 시간을 잘라서 .. 2018. 5. 8.
Byul.org. "1985" Secret Police (2004) 2017. 9. 17.
모임 별, "여름밤" 이런 '시즌 송'은 역시 여름이 가기 전에 들어야 제맛..인가?--[여름밤] (2017) 2017. 8. 5.
모임 별, "서울, 열대야 그리고 소주" [여름밤] (2017) 2017. 7. 27.
Maori's Farewell Haka, and Brotherhood 아래 첫번째 영상은 마오리족 학생들이 은퇴하는 교사에게 예를 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만약 저것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안무'라고 부른다면 저 영상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집단성이 최고조로 표출될 때 안무가 띄게 되는 양상이다. 즉, 아래에서 드러나는 것은 원시 주술 사회에서 아직 예술과 삶이 서로 구분되지 않았을 때 육체의 움직임이 달성했던 집단성의 현시다. 물론, 이것이 '군무'라 알려진 것의 핵심이다. 이로부터 한 가지 알게 되는 것은 '어반 댄스'가 한편으로 원시 주술 사회의 '군무'를 차용하는 듯하지만 실은 전혀 다른 종류의 댄스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즉, 기본적으로 어반 댄스는 단 한 명의 댄서만으로도 공연이 가능한 반면, 아래의 춤은 혼자서 출 경우 의미를 잃게 된다. 달리 말하면, 아래 영상.. 2017.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