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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PC N20, 2nd Mov"

by spiral 2022. 5. 15.

정말 믿을 수 없는 날씨다. 4월 말까지도 최고 기온이 6-7도 밖에 되지 않더니 지난 일주일 동안은 33-5도의 무더위가 지속됐다. 이곳으로서 이 정도 날씨는 7월 말 가장 더울 때 1주일 정도 나타나는 것인데 무려 5월 중순도 되기 전에 찾아왔다. 얼마 전까지 지속되었던 추위 때문에 바깥 풍경은 아직 나무에 잎이 무성하게 자라지도 않은 모습이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여름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어 잠을 잘 자지 못할 정도였다. 난 웬만한 더위에도 선풍기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는지 에어컨을 틀어버렸다. 더위에 대한 대처에 미온적인 내 입장에서는 큰 조치를 취한 셈이다. 학기말에는 기말고사다 채점이다 해서 신경이 쓰이는 일들이 많은데 더위까지 감당하기는 싫었던 것 같다. 한 학생은 기말 고사 시험지 뒷편에 문제가 있는 줄 모르고 전체 문항의 절반을 답변을 안쓰고 제출했다가 왜 점수가 이 모양이냐고 흥분을 하며 (심지어 '화가 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당당하게 항의를 해오기도 했다. 정황을 설명하니 또 한번 격하게 화들짝 놀라며 기회를 다시 줄 수 없겠느냐고 했다. 평소 열심히 한 학생이라 교수와 협의 후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결국은 행복한 점수를 받아갔다. C학점이 나온 다른 학생은 기말고사에서 거의 빵점을 받는 신기를 발휘하고도 당당하게 기말 고사를 제외하고는 내가 잘 했는데 C학점은 너무하다고 하소연을 해왔다. 이 학생은 봄 방학 1주를 잘 보내고 나서도 그 후 얼마 안되어 당당하게 가족 여행을 추가로 1주일 다녀온 전력이 있는 전형적으로 단란한 중산층 백인 가정의 학생이다. 잘 놀았으면 그에 대한 대가도 치뤄야하는 법이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성적 입력을 끝냈다. 이제 방학이다. 바디우의 [존재와 사건]을 음미하면서 읽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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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deus OST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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