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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위에 엎드린 채3

모임 별, "" [갑판 위에 엎드린 채] (2004) --- 어떤 분이 시를 읽으면서 그래도 살아갈 용기를 얻지 않느냐고 했다. 아마 그럴 거다. 그게 맞을 거다. 누군가가 성공을 꿈꾸며 살고, 누군가가가 자식을 보고 살듯이 우리 모두는 살고자 하는 한 어떤 식으로든 희망의 증표를 지니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뿌리박힌 자신만의 '훈장', 혹은 보다 현실적인 언어로는,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니는 보잘 것 없는 '단추'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필사적으로 이 조그마한 증표가 마음 속으로부터 어떤 외적 힘에 의해 혹은 어떤 불가항력적 내적 소용돌이에 의해 뜯겨지지 않도록 발버둥을 친다. 그 처절한 몸부림을 우리는 흔히 '인생'이라 부른다. 그리고 모임 별의 음악을 들을 때면 태어날.. 2012. 9. 14.
모임 별, "갑판 위에 엎드린 채' [월간뱀파이어 3권: 갑판 위에 엎드린 채] (2004) ---- 앨범의 타이틀을 이루는 곡이다.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는 여성 보컬을 남성 보컬이 나지막하게 감싼다. 그것은 연인이 서로 대화를 하는 것 같이 들리며, 연인의 대화가 외부인들의 귀에 시시껄렁한 것에 불과하듯, 아무도 둘만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없다. 그래서 이 둘의 대화는 대화라기보다 기도에 더 가깝다. 그 안에서 각자의 말은 정확한 묘사의 언어를 갖지 못하는 말에 자리를 찾아주려는 듯 서로 돕는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배경에서 침식해들어오는 아직 분화되지 않은 그르렁거리는 신음 혹은 질식 직전의 호흡 소리와 같은 효과음에 감싸여질 때에야 비로소 낭만적이 된다. 그것은 이들의 애정 행각을 은밀히 문틈 사이로 엿보는 시선과 같다. 이 무.. 2012. 2. 25.
모임 별, "진정한 사랑이 우리를 부를 때" [월간벰파이어 3권: 갑판 위에 엎드린 채] (2004) ---- 정규 교육의 최종 성과는 결코 끝나지 않을 듯 보이던 모범적이면서 반항적인 과정이 지난 후에야 발견된다. 다시 말해 그것은 모든 과정을 끝낸 피교육자가 자기 안의 감정을 주어진 것으로서 받아들여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모습 속에 자리한다. 이 때문에 주입식 교육을 철폐하려는 이들은 결코 직설적으로 사랑을 소리 높혀 노래하지 않는다. 변조되었으나 그 어느 때보다도 또렷한 음성에 담긴 불길한 가사가 사랑에 빠진 자의 맥박처럼 숨가쁘게 오르내리는 음향에 일정하게 현실을 도입한다. 오늘날 사랑 노래는 음향 속에서 훨씬 더 내밀하다. 하지만 그 또한 꿈을 깨우는 언어적 현실이 없이는 감정으로 경험되지 않는 한계 내에 있다. 반복적인 음 속에서 짧게 끊.. 2012.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