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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별, "진정한 사랑이 우리를 부를 때" [월간벰파이어 3권: 갑판 위에 엎드린 채] (2004) ---- 정규 교육의 최종 성과는 결코 끝나지 않을 듯 보이던 모범적이면서 반항적인 과정이 지난 후에야 발견된다. 다시 말해 그것은 모든 과정을 끝낸 피교육자가 자기 안의 감정을 주어진 것으로서 받아들여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모습 속에 자리한다. 이 때문에 주입식 교육을 철폐하려는 이들은 결코 직설적으로 사랑을 소리 높혀 노래하지 않는다. 변조되었으나 그 어느 때보다도 또렷한 음성에 담긴 불길한 가사가 사랑에 빠진 자의 맥박처럼 숨가쁘게 오르내리는 음향에 일정하게 현실을 도입한다. 오늘날 사랑 노래는 음향 속에서 훨씬 더 내밀하다. 하지만 그 또한 꿈을 깨우는 언어적 현실이 없이는 감정으로 경험되지 않는 한계 내에 있다. 반복적인 음 속에서 짧게 끊.. 2012. 2. 5.
모임 별, "빛으로 만들어진 도시" [월간 뱀파이어 6권: 빛으로 만들어진 도시] (2007) ---- 내 음악적 취향과는 별개로 난 이 곡이 실린 앨범을 즐겨 듣는데 한국어가 소리와 뒤섞여 이렇게 많은 말을 뱉어대는 앨범을 그냥 듣고 있게 되는 경우는 이 앨범 외에는 잘 없다. 사실 음악이 말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다. 말의 필요가 결여된 혹은 말로 할 수 없는 장소에 들어서는 것이 음악이니 말이다. 그런 이유로 음악 내에서 말은 쓸데없는 헛소리이거나 아니면 그 자체 하나의 음향적 장식물이 된다. 이 앨범에 들어찬 한국어가 성공하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음향적 장식으로 생각하기에는 헛소리에 가까운 것에 비해 헛소리라고 치부하고 말기에는 너무 말이 많아 이것을 빼놓고는 이 앨범이 기대고 있는 무언의 장소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 2011. 12. 20.
별, "+_+" [빛으로 만들어진 도시] (2007) ---- 내가 가진 장비 중 거의 유일하게 1년이 넘도록 내 마음에 정착을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가 그것이다. 기본적인 통신망의 확립에 있어 그 어떤 모자람도 없는 이 탁월한 장비는 외형에서부터 모조품의 느낌을 선사하며 사용자인 내게 모멸감을 안겨준다. 다른 무엇보다 디자인이, 특히나 크롬 도금을 하였는지 누구에게도 지면 안 된다는 듯 내뿜는 은빛 원형의 테두리와, 화면상에 작은 아이콘을 줄줄이 늘어놓아 나도 이만큼은 한다는 듯한 기본 인터페이스가, 구역질이 난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난 틈만 나면 이 장비의 폐기처분을 궁리한다. 더불어 이제는 특별한 소용과 필요가 없어진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2년간의 기기 할부 요금마저.. 2011. 12. 1.
언니네이발관, "동경 + 보여줄 순 없겠지" 1996년 발매된, 그 유명한 [비둘기는 하늘의 쥐]에 실린 곡이다. 우연히 옛 컴퓨터 하드에서 발견하게 된 파일인데 너무 반갑고 기뻐서 올려본다. 내 음악 청취의 기쁨이 가장 컸던 시절에 듣던 곡이라 애착이 있다. 아직도 이 곡의 청명한 기타 소리를 듣고 있으면 1996년이 생각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보자면 "동경"이 끝나면 역시 "보여줄 수는 없겠지"가 바로 이어져 나와야 제맛이다. 2001년 10월 6일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에서 부른 것이다. 2011. 11. 12.
Byul, "evr-787-v22" etc. 감기 기운이 들고 있다. 이렇게 조금씩 심해지다 절정을 찍고 나서야 잠잠해질 뻔한 스토리를 내 몸이 보이고 있다. 요즘은 영화 하나를 한 자리에서 보고 앉아있지를 못한다. 무엇을 봐도 그것들이 내 집중력을 훔쳐가질 못해서 나의 마우스 커서가 닿은 후 클릭 소리와 함께 꺼지고 만다. 그래서 이것 저것을 껐다 켰다를 반복한다. 냉정하게 즐겨 듣는 음악이란 이런 조각 난 소리 모음들이다. 이런 것들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내 집중력을 불러내지 못한다. 불나방 쏘세지 어쩌고 하는 밴드의 음악이나 술탄 오브 더 디스코라는 밴드의 음악 따위들은 그저 간단히 말해서 헛웃음이 나온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료는 "스위티 에이드"라 불리는 '이스라엘산 스위티'를 헹군 물이다.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지만 정작 듣고 싶은 것은 소.. 2010. 9. 20.
별, "세계의 공장" 별의 음악이 지닌 이러한 내면적 경향은 조월의 [네가 이곳에서 보게 될 것들]에서 극대화된다. [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을 포기하는 법] (2006) 2010. 5. 6.
별, "박쥐들, 우리는" 별의 새 앨범에 실릴 곡이다. 앨범이 언제 나올지는 정확한 예정이 없다. [Bats, We Are] (2010) 2010.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