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잼이 1998년작 [Yield]에서 들려준 기타 연주와 아래 것을 비교해보자. 나인 인치 네일즈의 1999년작 [The Fragile]에서 기타 음이 사용되는 방식을 보면 연주자의 '손맛'을 제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인더스트리얼 록'이라 불리는 것과 록 음악 일반 혹은 '얼터니티브 록' 사이의 차이다. 요점은 인더스트리얼 록에서는 기타 연주에 있어 연주자의 개성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마치 기계가 기타를 연주한 것 같은 느낌에 가깝다. 이들의 장르가 '인더스트리얼 록'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 공장에서 생산된 것인듯 들리는 비인간화된 기타 연주에 있다. 사실 1990년대 초 '얼터니티브 록'에서 1980년대 장인 기타리스트들이 보여주었던 기교는 이미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최소한의 손맛만 스타일의 측면에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인더스트리얼 록에 오면 기타 연주는 샘플링된 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특성을 띄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더스트리얼 록은 록 음악 일반으로부터 2000년대 이후 대중 음악에서 보게 되는 바 샘플링 음으로 점철된 전자 음악으로 넘어가는 중간 고리와 같다. 나인 인치 네일즈 또한 2008년작 [Ghosts]에 오면 인더스트리얼 록적인 요소 없이 거의 전자 음악에 다름 없는 모습을 취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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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agile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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