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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_+"

by spiral 2011. 12. 1.

[빛으로 만들어진 도시]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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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장비 중 거의 유일하게 1년이 넘도록 내 마음에 정착을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가 그것이다. 기본적인 통신망의 확립에 있어 그 어떤 모자람도 없는 이 탁월한 장비는 외형에서부터 모조품의 느낌을 선사하며 사용자인 내게 모멸감을 안겨준다. 다른 무엇보다 디자인이, 특히나 크롬 도금을 하였는지 누구에게도 지면 안 된다는 듯 내뿜는 은빛 원형의 테두리와, 화면상에 작은 아이콘을 줄줄이 늘어놓아 나도 이만큼은 한다는 듯한 기본 인터페이스가, 구역질이 난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난 틈만 나면 이 장비의 폐기처분을 궁리한다. 더불어 이제는 특별한 소용과 필요가 없어진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2년간의 기기 할부 요금마저 못마땅해지고 있다. 1년 전에야 이곳 저곳 모르는 곳을 하도 찾아다녀야 해서 네비게이션과 지도와 순간적인 검색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니 4인치의 검은 화면이 크롬의 빛깔과 함께 주변을 비추는 저 자태가 분위기 파악을 못한 듯 저 혼자 잘난 체를 하는 어린 아이의 자기과시와 같이 보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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