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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ado Negro, "I Just Want to Wake Up with You"

by spiral 2024. 3. 8.

마음 깊은 곳에는 우울이 있다. 누가 인간을 '미래에 중독된 종'이라 했던가. 미래를 투사하는 일은 희망과 동시에 우울을 낳는다. 우울하다는 것은 당신이 현재가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바라보며 사는 지적인 동물이라는 뜻과 같다. 그것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특권이자 동시에 두려움이다. 현재라 불리는 물리적 현실에 묶이는 일은 끔찍한 일이다. 그건 우울이 두려워서 영혼을 소거하겠다는 뜻과 같다. 기억을 지우고, 미래를 거두는 일은 생명 없는 물질이 되겠다는 뜻이다. 우울은 소거될 수 없다. 다만 다른 형태로 변환될 수 있을 뿐이다. 내가 우울을 다루는 한 가지 방법은 음악을 듣는 것이다. 음악은 항우울제와 같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음악은 실제로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소리라는 물리적 신호로 뇌의 흐름을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훌륭한 음악은 의학의 영역에 맞닿아있다. 음악은 영혼을 치료 혹은 치유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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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so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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