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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명상을 하다

by spiral 2023. 10. 8.

명상의 세계도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명상의 세계 자체로부터 해방되는 일이다. 명상하는 지젝을 상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래 영상을 보며 배꼽을 잡고 웃을 수 있다면 지젝 철학의 진가를 이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70대 노인이 귀엽다고 느껴지긴 처음이다. 지젝은 노인은커녕 어린 아이 같다. 그래서 사랑스럽다. 명상을 해보자고 하자 따라하는 그의 모습을 보라. 열심이긴 하지만 이내 곧 눈을 뜨고 딴짓을 한다. 그러다 다시 명상을 해보려고 하기도 한다. 그건 마치 교회에서 '이제 눈을 감고 하나님께 기도합시다'라고 하자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 시늉을 하지만 속으로는 딴 생각만 하는 아이의 모습과 비슷하다. 어린 시절 교회에 가서 진심으로 기도를 올린 아이가 몇이나 있었단 말인가? 어서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며 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지들 않았던가? 명상은 각성을 이겨내지 못한다. 명상의 세계는 세속을 잊고 잠 속으로 빠져드는 것과 같다. 반면 계몽의 세계는 잠에서 깨어나 가면을 쓰고 세속을 거니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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