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여정이 끝났다. 누가 날 '박사'라 부를 때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닥터'라 불릴 때 지난 수년 간의 노력이 조금은 보상을 받는 듯 느끼기도 한다. 이상한 나날들이었다. 현실보다는 수도원에 머무는 듯한 세월을 한참 보내고 나면 내가 과연 다시 세속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완전히 뿌리뽑힌 삶은 공부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그러나 동시에 고독한 일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늘 난 미국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난 이제 사람들 사이로 되돌아간다. 내게 사람들의 세상은 한국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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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yos Caves, Ecuador (Meditation Versio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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