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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House Plants, [If I Don't Make It, I Love U]

by spiral 2024. 5. 3.

록이 장르적 문법에서 벗어나 스타일을 가지게 되면 아래와 같은 음악이 나오게 된다. 잔기술 하나 없이, 심지어 때때로 둔탁하게 들릴 정도로 직설적으로, 만들어내는 스타일이기에 들을 만하다. 그리고 앨범 제목이 멋지다. "내가 가지 못한다해도, 난 너를 사랑해."

스타일 하니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민희진. 그의 자아로 가득찬 기자회견을 본 후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판단을 바꿨다. 내가 생각한 것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물론 이해는 한다.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예술가적 세계관이라 불러볼 수 있다. 구현되지 못한, 좌절된 열망, 더 나아가, 허황된 욕망에 관한 꿈들 말이다. 그러나 그걸 예술적이 아닌 사회적으로 구현하려 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법학 등이 만들어내는 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사회의 동역학에 대한 이해를 지니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소위 예술적 스타일만으로 여기까지 온 사람에 가깝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이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승승장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사업을 일으켜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밑바닥에서 사회와 직접 상대해야하는 사업가로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회성 없는 예술을 스타일만으로 하려면 인디펜던트하게 큰 돈과 관계 없는 방식으로 해야한다. 혹은 크게 하고 싶으면 세상물정 아는, 사업 수완이 있는 다른 사람이 깔아준 판 안에서 조용히 주어진 바대로 자기 역할만 수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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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 Don't Make It, I Love U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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