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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Actriz, [Dogsbody]

by spiral 2023. 3. 16.

미국 인디 음악가들은 종종 아주 훌륭하게 '똘끼'가 충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래 모델/엑트리즈의 음악이 한 예다. 단순히 새로운 음악을 두고 '똘끼'가 있다고 하진 않는다. 새로운 동시에 음악이 전적으로 내면으로부터 나와야 '똘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 기대에 대한 시선이 거두어진 음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음악이 형식에 있어 실험적이 되려면 사회적 형식을 무시할 수 있어야한다. 멜로디나 후렴구 따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 함께 부를 노래는 이미 직관적 형식을 지니고 있다. 형식 실험의 요점은 결과적으로 반사회성에 있다. 록음악을 생각해보자. 록은 창법에 있어 그로울링 등을 통해 분노를 표함으로써 반사회성을 표한다. 그러나 실험적 음악은 딱히 소리를 지르지 않고도 반사회성을 표한다. 대중이 참여할 후렴구, 기억에 남을 만한 멜로디 등을 삭제함으로써 음악은 반사회적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기를 기대할 수 없는 음악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음악을 대중적 감정을 공유하기 위한 도구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 목적으로서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진정 열정을 가지고 음악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음악을 들으며 비로소 무엇인가 마음에 와닿은 소리를 듣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대중 음악을 들을 때 텅비어있다고 여길 확률이 크다. 아래 모델/엑트리즈의 [독스바디]는 껍데기뿐인 대중 음악은 들을 수 없다고 느끼는 자들을 위한 음악이다. 

* 물론 모델/엑트리즈의 음악이 완전히 새롭다고만 할 수는 없다. 예컨대 2000년대 슈슈(Xiu Xiu)의 음악과 1990년대 인더스트리얼록을 뒤섞은 모습이다. 의외로 1980년대 신스팝의 느낌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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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sbod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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