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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LT, "More Stars Than There Are in Heaven"

by spiral 2022. 4. 13.

내가 매일 먹는 것 중에는 마그네슘과 리튬이 있다. 맛으로 먹는 건 아니다. 몸이 충분히 제 기능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리포소몰 글루타치온도 빼놓을 수 없다.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을 비롯한 많은 빌리어네어들은 아예 블러드 트랜스퓨전을 받는다. 젊은이의 피를 수혈 받아 건강을 유지한다. 뱀파이어 같은 자들이다. 사실 젊은 피에 대한 열망은 이미 19세기 문학 작품에서 발견되는 바다. 브램 스토커의 [드라큐라]가 좋은 예다. 드라큐라에게 피를 빨린 미나를 살리기 위해 반헬싱 박사는 블러드 트랜스퓨전을 시행한다. 21세기에 오면 조지 밀러 감독의 2015년작 [매드맥스: 퓨리로드]에서 사람의 몸에서 바로 다른 사람의 몸으로 튜브를 꼽아 피를 수혈받는 문화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픽션의 소재만은 아니다. 사실 오늘날 현대 의학에 기반한 수술실에서 수혈은 기본사항이다. 남의 피가 내 몸으로 들어와 나의 생명을 지탱하는 드라큐라적인 행위 없이 수술은 불가능하다. 어떤 면에서 수술은 외래의 생명에 사로잡히는 일과 같다. 러시아 혁명기 레닌의 경쟁자였던 알렉산더 보그다노프가 행한 실험도 주목할 만하다. 보그다노프는 11번이나 젊은이의 피를 직접 수혈받아 자기 몸의 전체 혈액을 교체했다. 수혈을 받은 뒤 시력이 개선되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이 멈추는 등 많은 효과를 보았다고 진술을 남긴 바 있기도 하다. (블러드 트랜스퓨전을 사랑했던 보그다노프는 그러나 결국 말라리아와 결핵에 걸린 사람의 피를 받았다가 죽었다.) 조금 다른 맥락이긴 하지만 풀이 자라지 않는 시베리아의 동토에 사는 사람들은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기 위해 갓 잡은 순록의 혈액을 마셨다. 순록은 동토에서도 이끼를 찾아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식물로부터 나는 영양소를 혈액 속에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순록의 피를 마시는 일은 비타민를 섭취하는 방법과 같았다. 이러저러한 맥락에서 혈액은 생명을 상징해왔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장기 자체가 망가지기 이전에 장기가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물론 영양소는 피의 형태로 공급된다. 젊은이와 늙은이의 차이는 혈액에 미네랄과 비타민, 아미노산등을 비롯한 필요한 성분이 충분히 있으냐 없느냐의 차이다. 한편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매일 먹어 공급해야 하는 것 중에는 욜라탱고도 있다. 욜라탱고는 마그네슘과 리튬을 먹듯 정기적으로 섭취해야한다. 음악을 듣는 일은 바로 그러한 외래의 생명을 받아들이는 일과 같다. 음악을 듣는 일을 신내림 혹은 영감을 받는 일에 비유하는 전통은 보다 신체적인 현상으로서 이해되어야한다. 비신체는 신체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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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ular Song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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