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요즘 젊은 친구가 쓴 곡이지만 친숙한 정서다. '올드스쿨'이다. 리드 기타를 보라. 헤비메탈 좋아하는 친구들이 사용할 법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고 기타치는 자세도 메탈스럽다. 20년 전 나온 곡이라 해도 믿을 수 있다. 20년 전 내가 곡을 하나 썼다면 이와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말해보고 싶다. 예컨대, 가사는 냉소적인데 비해 곡의 멜로디는 따뜻하다. 도입부의 기타 멜로디에 맞춰 학예회 율동을 행하는 팀원들을 보라. 개체로 나뉘어지지 않은 동화적-이상적 세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가사는 지극히 비타협적이다. 제목부터 "시체"다. 여기서 시체는 인간 세계에 속해 있으나 인간의 지위를 얻지 못한 채 소멸해가는 자들의 신체를 묘사하는 단어다. 록음악이 새로운 세계를 그려내는 바탕에는 반사회성이 있다. 사회의 변화는 이 반사회성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사회 내에 안착시킬 것이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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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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