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있었던 공연 녹음이다. 2016년이면 키스 자렛 트리오가 해산하고 2년이 지난 시점이다. 트리오의 일원이었던 게리 피콕은 2020년에 죽었다. 키스 자렛은 2018년 뇌졸증을 두 번 겪은 후 몸의 왼편이 마비되었다.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다니고 오른손을 쓸 수 있을 정도로는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왼손은 사용하지 못한다. 오른손으로 곡을 연주해보고자 했지만 곡을 기억하지 못해 연주할 수 없었다고 한다. 2020년 있었던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더 이상 피아니스트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진술을 남긴 것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다. 더 이상 그의 연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앞으로 그가 과거에 남긴 연주들이 간간히 더 발매가 되긴 할 것이다. 그러나 새 연주는 더 이상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그의 음반과 함께 해온 내 입장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0세기의 거장들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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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apest Concer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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