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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leg, "Kawasaki Backflip"

by spiral 2021. 2. 3.

미국 중하류층 백인의 전형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곡이다. 쉽게 말해서, '이게 미국이다'(This is America)풍 곡이다. 사실 10대 시절 내 이어폰에서 늘상 울리던 소리는 이런 것들이었다. 특히 1990년대 말 혹은 2000년대 초 경에 흔하게 들을 수 있었던 정서다. 아래 뮤직비디오에서 보듯 1990년대에 나온 밴드이고 그 당시 촬영한 영상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거라지에서 시작하는 영상의 시작부를 보라. 가히 선언적이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인생의 모든 것은 거라지 안에 다 있다. 흔히 미국적 창의성의 산실이 거라지라고들 하지 않던가? 거라지는 단순히 자동차나 고치는 곳이지 않다. 혹은, 거라지에서는 가구와 같은 생활 용품만 만들어져나오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놀랍게도 음악 또한 거라지에서 만들어져나온다. (오죽하면 가장 잘 알려진 맥용 음악 프로그램 이름이 '거라지밴드'이겠는가?)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에 가장 전형적인 미국의 감수성이 담겨나오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1990년대와 2020년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맥에 깔린 거라지밴드가 거라지를 대신하게 되었다는 데 있다. 여기서 아래 도그렉이라는 밴드의 선언이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그들의 선언은 '거라지로 돌아가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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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e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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