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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11/4/4/13/8]

by spiral 2024. 8. 5.

내가 기억하기에 2010년대 초반 주목할 만한 록밴드의 하나는 404였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무척 거친 질감이다. 난 날것의 느낌이 없는 록음악은 좋아할 수 없다고 느낀다. 그런 건 장르화된 록일 뿐이다. 장르로서 록은 사실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록이 장르화되면 어떤 식이 되는지 보고 싶다면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히트곡들을 보라. 아주 듣기 좋지만 딱 거기까지다. 요점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구태여 록을 찾아서 들을 이유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각자의 장르가 각기 매력을 지니고 있듯 여러 장르 중 하나인 록 또한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행의 일부로서 듣고 치울 장르일 것이다.) 난 정서로서, 삶의 태도로서 록음악을 좋아한다. 그러나 404가 단순히 거칠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실 거친 사운드 뒤에는 달콤함이 숨어있다. 내가 404를 지금까지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서정성의 정수는 날것 속에서만 발견된다. 아무튼, 최근 404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계속 음악을 하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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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13/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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