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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o, "음악이 형편없어지는 이유"

by spiral 2024. 7. 27.

릭 비아토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대중음악 논평가다. 지난 세기 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비틀즈 시대부터 시작해서 1990년대 얼트록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재즈나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게 한다. 이 사람의 음악 평론은 청취자 입장에서가 아니라 음악 생산자 입장에서 진행된다. 그 자신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이나 테크놀로지적인 부분 및 음악 산업의 생리까지 아주 다양한 부분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실용음악 관련 강의도 하는 것 같다. 아래 영상은 이 사람이 20세기적 인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지점은 비아토의 경우 21세기 주류 대중음악에 대해 강경하게 '노'라고 답한다는 데 있다. 쉽게 말해서 이 사람의 주장은 다시 20세기적 대가의 음악성을 되찾아야한다는 데 있다. 솔직히 공감한다. 난 K-pop을 포함해서 지금 잘 나간다고 하는 미국의 주류 대중음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음악적으로 흥미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근래 음악이란 것을 얼마나 쉽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보라.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된다. 음악에 대한 이론적 이해가 깊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누구가나 만들 수 있다. 예술가의 예술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게 된 배경이 여기 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 프로그래밍을 익히는 문제가 되었다. 혹은 코딩을 배우는 문제와 같이 되었다. 지금은 심지어 스포티파이의 경우 AI가 만든 음악에 사람 이름을 달고 올려놓고 있기까지 하다. 스트리밍 사이트가 더 이상 음악가에게 그 어떤 금전적 보상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난 미국에서 가르칠 때 학생들이 컴퓨터로 자기가 만든 음악을 과제물로 제출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이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냥 유튜브 동영상 만들듯 음악도 만들 수 있게 되어서 그렇게 한 것일 뿐이었다. 물론 흥미롭지 않았다. 그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이 흥미롭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물론 비아토의 주장이 단순히 테크놀로지의 도움이 없었던 20세기로 돌아가자는 말일 수는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한 20세기식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20세기식 음악은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다. 인디음악을 보면 여전히 주목할 만한 것이 나오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근래에는 더 이상 인디씬에서 주목을 받아 주류의 위치로 올라가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무튼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니 한번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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