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ndon symphony orchestra1 Floating Points / P. Sanders / LSO, [Promises] 새로 나오는 음악을 내것과 같이 몰입하여 듣기는 쉽지 않다. 음악을 듣는 데 있어 관성과 판단이 생겨서다. 난 이 현상에 대해 양가적 감정을 느낀다. 기타 단 한 소절에도 전율할 수 있었던 시절이 내게서 지나갔다는 것은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려오는 모든 소리에 그저 홀려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세상만사 모든 현상이 그 자체로 다 옳다고 느끼는 것 또한 부조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음악은 고민과 고뇌의 산물인 반면, 어떤 음악은 한철 장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깊은 고민이 들어간 음악을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겨 지하에 묻어버리는 것이 비극이라면, 한철 장사용 음악을 세기의 명작과 같이 떠받드는 것은 희극이라고 할까.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에 홀려 있어서는 안된다... 2021.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