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ves1 Doves, "Firesuite" 아래 앨범이 나온지 거의 20년이 지났다. 나에게는 이때가 동시대 음악을 들으며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던 시기다. 마음이 늙었다는 소리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얻었단 말인가? 지적 쾌락이 그것이다. 20대에도 지적 쾌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강도가 다르다고 느낀다. 지적 만족이 들지 않으면, 마치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했을 때처럼, 불쾌를 넘어 불안을 느낀다. 내 삶이 완전히 잘못되어가고 있으며 삶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문학 작품이 되었든 철학서가 되었든 어떤 것을 읽고 나면 그 독특한 시공간 속에 온전히 머물 때까지 음미하고자 한다. 내 육신이 속한 시공간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말이다. .. 2019. 1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