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는 집시였다1 히피는 집시였다, [나무]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단순히 피규어(figure)를, 의미 혹은 서사의 차원에서, 감상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색과 선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아무 것도 없는 바탕 위에 그어진 선이 전하는 질감과 색채 그 자체가 주는 감흥은 그 어떤 것보다 더 강렬하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을 떠올려보라. 그 안에서 피규어는 색과 선의 층위로 물러난다. 사람과 같은 형상 속에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색과 선이 있다. 음악에 대해서도 비슷한 말을 해볼 수 있다. 침묵을 배경으로 그어지는 진동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현상이다. '없지 않으며 있다' 혹은 '없음이 있다'는 느낌은 그 순간 찾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장르적 사고의 문제이지 않다. 음악은 장르 이전에 위치한다. 소리의 형성 자체를 .. 2021. 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