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1 이상은, [Romantopia] 이 앨범이 벌써 14년 전 이야기다. 이 앨범이 내가 찾아들은 이상은의 마지막 앨범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 그녀의 음악이 별볼일 없어져서 안들은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내 인생이 한 장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듯 이상은도 내 음악 청취의 중심에서 물러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은 내 20대의 가장 푸르렀던, 그리고 아직 풋풋함이 남아있었던, 시절의 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에 나오는 마담 멀이라는 인물이 한 말이 생각난다. 마흔 살이 지나고 나면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그것이다. 판단력을 얻는 대가로 감정을 잃게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마흔이 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 이전까지는 그저 감정과 열정에.. 2019. 4.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