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1 이자람, 심청가 (뮤지컬 '서편제' 중에서) '소리'는 '음악'과 다르다. 아래 것을 '음악'이라 부른다면 무례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소리는 음악 이전의 영역과 맞닿아있다. 음악적 승화 이전의 영역 말이다. 보통 이를 '한'의 영역이라 부른다. 혹은, 소리는 저승으로부터 들려오는 절규라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산 자의 관점에서 말해보자면, '무섭다'는 느낌에 근접하게 되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소리'다. 그런 의미에서 '소리'는 듣는 이를 서슬 퍼런 귀신의 영역으로 인도한다고 말해볼 수 있다. 즉, '소리'를 듣는 것은 살해당한 자가 육체도 없이, 산자의 동의 없이 그 자신의 권한만으로, 다시 찾아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리'는 현상학적 경험의 영역 자체가 파열될 때 찾아온다. 경험이 파열되.. 2020. 5.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