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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br, "Back to Friends"

by spiral 2025. 10. 18.

솜버는 근래 영미권에 등장한 신인 중 비주류 감수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주류 시장의 중심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음악가다. 보면 알겠지만 감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서는 1990년대적이다. 보컬과 프로듀싱 방식은 M83의 드림팝적 요소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외모는 <듄>의 티모시 샬라메와 같이 마초성보다는 중성적 반항기를 보이는 모습이다. 섹슈얼하면서 동시에 전통적 젠더 구분을 무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인디록/팝의 영역에서 남성으로서 감각적 스타일로 청중을 사로잡는 인물을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 친구는 그게 되는 것 같다. 근래 20대 여성 신체에 기반한 인물들이 주도하던 인디 씬에서 등장한 꽤 신선한 남성 신체 기반 인물이다. 스타일은 경계에서 발생한다. 전형적인 남자, 전형적인 여자는 스타일의 영역이 아니라 규범과 도덕의 영역에 든다. 그들 또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타일의 영역에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대중음악은 스타일 없이 작동하지 않는다. 전성기 시절 데이빗 보위가 대표적이다. 혹은 1990년대 톰 요크가 보여준 비정상인 같은, 혹은 뭔가 결핍된 듯한 외모가 만들어냈던 독특한 스타일을 생각해볼 수 있다. 참고로 솜버의 본명은 쉐인 부스다. 2005년생으로 불과 20세다. 예술고등학교 다니다 중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물론, 게이 레즈비언 커플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뮤직비디오가 암시하는 내러티브 자체는 젠더의 관점에서 볼 때 전통적이다. 뮤직비디오의 영상은 노래 가사에 느슨하게 기초한다. 잠자리까지 나눈 상대 여성이 자신을 떠나가 다시 친구로 지내게 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흔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파티장의 문을 열고 들어와 무엇인가 심상찮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해당 감정을 잘 보여준다. '너 지금 어디서 어떤 놈이랑 어울리고 있어?'가 요점이다. 파티장에 도착해 다가가는 상대는 떠나간 여자다. 물론 여자는 새로운 남자를 끼고 있다. 남자를 보내버리고 여자 다시 키스를 하려는 장면에서 끝난다. 내러티브 형태로 직접 구현했다면 3류 드라마의 소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행히도 내러티브에 직접 의지 하지 않고 그 빈 자리를 감각적 영상으로 채웠기 때문에 볼 만한다. 스타일은 내러티브에서 해방될 때 발생한다. 모델풍 배우들을 기용한 효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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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arely Know H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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