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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Created Music

by spiral 2025. 9. 27.

유튜브나 스포티파이에는 인공지능으로 만든 음악이 떠돈다. 아래 영상은 그런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사이트 몇개를 통해 만든 결과물이다. 곡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모난 구석 없는, 듣기 편한 곡이다. 물론 음악적으로는 가치 없는 곡이다. 가사 또한 막 대학 입학한 18살 짜리가 쓴 것 같은 모습이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이미 예전에 불렀음직한 곡이다. 사실 이게 확률 기반 인공지능의 특징이다. 확률적으로 많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형태의 곡은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유사 곡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듣기는 편한다. 보통 듣기 편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도 듣지도 않는다. 유튜브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곡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유튜브는 이런 곡들로 돈버는 행위를 규제한다고 하는 것 같다. 스포티파이는 자기네들이 만들어서 올린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이에 관해 아무런 언급도 없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만든 것이라고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곡을 들었다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는 데 있다. 아마도 이는 내 경우 음악을 듣는 행위를 인간이 인간의 감정에 공감하는 일로서 여긴다는 뜻 같다. 그렇지 않다면 딱히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이유까지는 없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난 인공지능 챗봇과 정보와 지식을 확인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기는 해도 감정을 나누기 위해서 대화를 하지는 않는다. 감정을 나누기 위해 챗봇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인공지능이 만든 음악을 듣고 감정을 느낀다고 해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다. 혹은 챗봇인줄 알지만 감정을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경우는 사람과 나누듯 인공지능과 감정을 나누는 일은 내가 인공지능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바가 아니라고 여긴다. 물론 지식과 정보를 두고 대화를 하다가 챗봇에게 화가 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대부분 챗봇이 내 의도를 정확히 읽지 못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챗봇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기에 속았다는 불쾌함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아무튼,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무엇인가를 들을 때 이게 인공지능이 만든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까지 감안해서 들어야하는 시대가 됐다. 그 사실을 모른 채 인공지능 제작 음악을 듣는 일은 피싱에 걸려드는 일과 비슷하다. 큰 해코지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게 다를 뿐 본질은 같다. 인공지능으로 지인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돈을 뜯어내고자 만들어진 피싱이나 인공지능에게 시켜서 몇초 만에 만든 음악으로 돈을 버는 일이나 그 본질은 별로 다르지 않다. 이는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예컨대, 이미 많은 블로그 글이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느껴지지 않는 포스트 및 댓글이 횡행하는 곳이 블로그 세계다. 사실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블로그는 '정보' 전달이라는 목적하에 탬플릿에따라 '제작'된 듯한 글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말하자면, 광고 수입을 창출하는 자동기계쯤으로  전락한 게 인터넷 세상이다.  비슷한 예로, 유튜브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관심 끌기용 쇼츠 영상 속 목소리는 거의 다 인공지능 기반이다. 거의 다 비슷하게 귀엽고 코믹하고 친근하다. 문제는 이들 영상에 인공지능으로 목소리를 만들었다는 알림 같은 것은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속임수라고 느낀다. 불쾌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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