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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Glasper, "I Don't Even Care"

by spiral 2026. 1. 1.

생각해보니 2007년 경부터 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장교로 입대하기 위한 시험 때문에 체력 관리 차원에서 시작했던 일이다. 군시절에는 귀찮아서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만큼만 했던 것 같고, 전역 후로는 1주일에 3-4번 정도는 뛰었던 것 같다. 지금은 뛰는 주기가 학기 스케줄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학기는 일주일에 3-4번 정도 뛰었던 것 같다. 한번에 30분 정도 뛴다. 5Km 정도 뛰는 것 같다. 방학 때는 비나 눈이 오지 않으면서 기온이 0도 이상이면 거의 매일 뛴다.

2007년 경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질적으로 많이 낙후된 느낌을 받는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뛰고 싶다고 느낀다. 심지어 장애물 달리기를 하는 느낌이다. 뛰는 게 유행처럼 번져서 '러닝 크루'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면 끔찍하게 느낀다. 그냥 혼자 뛰면 될 것을 뭐하러 모여서들 뛰는지 나로서는 정서가 다르다고 느낀다.

보통 칼로리를 태우기 위해서 뛴다고들 한다. 그것도 목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 경우는 칼로리를 태우기 위해 뛰지 않는다. 구태여 칼로리를 태우기 위해 뛰어야한다면 애당초 적게 먹는 게 맞다고 느낀다. 돈을 들여 먹은 음식을 아깝게 왜 구태여 태워서 없앤단 말인가. 음식을 구하기 위해 사냥이라는 고된 신체 행위를 하며 칼로리를 소모해야만 하는 경우도 아닌 데 말이다. 대부분의 육식 동물은 사냥에 성공해 포식을 하고 나면 그냥 널부러져서 잔다. 에너지를 아껴야하니 당연한 일이다. 내 경우 뛰는 일의 목적은 다른 데 있다. 칼로리와 무관하게, 뛰지 않으면 신체가 점점 비활성의 상태로 향해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뛰고 난 후의 상태를 생각해보면 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뛰고 난 후 책을 읽으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뇌를 포함한 신체의 모든 기능이 활성화되어 퍼포먼스가 극대화된다. 언어 구사 능력 또한 극대화된다. 뛰고 났을 때 시력 또한 개선된다. 사물이 더 깨끗하게 보이고, 원거리와 근거리를 오가며 초점을 잘 잡는다. 뛰고 나면 몸의 상태가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물론 다음 날 자고 일어나면 다시 멍청한 상태로 돌아간다.

뛰는 일은 칼로리를 태우기 위한 게 아니라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다. 나이가 든다는 건 더 잘 먹고 더 자주 뛰어야한다는 뜻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운동으로 신체를 관리하는 일은 타고 다니는 자가용을 늘 최상의 상태로 정비해두는 것과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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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at Capitol Studi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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