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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 Boy, "Can I Love?" (Feat. 유라)

by spiral 2019. 7. 1.

최근 오른쪽 속목에 통증이 생겼다. 생각해보니 매일 같이 10 시간 가까이 키보드 타이핑을 거의 1년을 연속적으로 해온 것 같다. 책상 앞에서, 보다 정확히는, 책과 노트북 컴퓨터 앞에서, 매일 최소 10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 공부하는 사람의 숙명이자 의무이지 않은가? 예컨대, 무엇인가를 읽는다는 것은 그로부터 얻은 내 생각을 기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면, 하루 종일 읽고 키보드로 기록하는 일을 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는 단순히 고통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각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삶의 즐거움도 없기 때문이다.

[생각을 창출해내는 방식으로 책을 읽다 보면 하루에 20-30 페이지 이상 읽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워렌 버핏인가 하는 사람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는 매일 500페이지씩 읽는다'고 말을 했을 때 내 반응은 이랬다: '당신은 많이 읽기만 하지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가 보군요.' 물론, 대중서적의 경우에는 하루에 한두 권씩 읽는 게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애당초 내용이 쉽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두께에 비해 내용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혹은, 책의 주된 부분이 이미 독자 입장에서 알고 있는 이야기라서 새롭게 생각해볼 필요가 없는 것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그러한 책을 가지고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도 20-30 페이지 밖에 읽지 못했다면 '난독증'을 의심해봐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읽고 쓰는 일은 이미 한 두해 해온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지금?'이라는 질문을 안해볼 수가 없다. 생각해보니, 최근 타이핑을 할 때 팔과 팔목은 움직이지 않고 손목만 까딱까닥하며 좌우로 움직이며 작업을 한 것이 원인인 듯 싶다. 좌우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는 통증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통증이 하필 오른쪽 손목에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타이핑을 할 때 오른손은 틀린 글자를 지울 때 사용하는 백스페이스키와 엔터키 등 다른 키들과 좀 거리가 떨어진 곳에 위치한 키들을 다루어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쉬프트키를, 왼손보다는, 오른손 새끼 손가락을 이용해 누르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이들 키를 누르기 위해 손목을 좌우로 움직이는 일이 잦다는 뜻이다. 그러한 움직임에서 오는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최근 20kg이 넘는 물건을 반복적으로 움직여야했던 일이 화근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손목이 아파서 키보드를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느낌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성대에 이상이 생겨서 발성을 마음껏 내지 못하는 느낌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말하자면 공부도 몸으로 하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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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 I Lov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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