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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 Hopkins, "Emerald Rush," "Everything Connected"

by spiral 2018. 5. 14.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오늘날 전자 음악이 가장 생태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Everything Connected"이라는 생태학적 제목은 이미 그 자체 "Emerald Rush" 뮤직비디오의 주제를 이루고 있지 않은가? 한편, "Everything Connected"의 뮤직비디오는 존재의 추상적 연결성에 관한 것이지 않은가? 말하자면, 오늘날은 가장 추상적인 음악이 가장 자연적인 셈이다. 존 홉킨스의 음악이 다른 한편 서정적 하모니를 통해 단편적으로 나마 유기적인 순간을 묘사하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Luminous Beings"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그때 우리가 듣는 소리는 존재가 물질로부터 형상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1990년대 전자음악이 '프로디지' 등으로 대변되는 자극적 댄스 음악의 이미지--도시 한 구석 사람들이 잔뜩 모인 어두컴컴한 클럽을 배경으로 하는 사회적 인간들의 일탈적 이미지--를 통해 알려졌을 때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특징이다. 바로 이 원초적 생명의 영역이 오늘날 '과학'이 다루는 지점이지 아닌가? 그래서 '전-음악'이란 '음악이 된 과학'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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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ularit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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