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동일 안무를 녹화한 세 가지 다른 관점을 비교해보면 이른바 어반 댄스의 특징이 동시대 시각 영상 편집자의 시선을 안무 내부로 포섭하는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첫번째 및 두번째 영상은, 댄스 경연 대회를 주최한 측이 찍어서 올린 영상에 걸맞게, 어반 댄스를 이해하는 사람이 찍어서 올린 영상이라 할 수 있다. 즉, 링크로 연결된 처음 두 영상은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시선, 다시 말해, 해당 안무를 공연장에서 관람하는 관중의 자연적 시선을 그대로 따라 만들어졌다. 요점은 오직 이러한 날것의 시선, 즉 관중의 시선만이 어반 댄스를 즐기는 유일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애당초 어반 댄스의 연출-구성 자체가 오늘날의 발전된 시각 영상 편집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이유로 어반 댄스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안무 자체가 극도로 연출된 것에 반비례하여 관객의 시선은 전혀 연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동일한 이유로 어반 댄스를 관객의 관점에서 녹화한 영상에 추가적으로 방송사 영상 편집자의 전문가적-기술적 관점이 덧붙여질 경우 전혀 다른 결과물, 예컨대, 검열 당하여 주요 장면이 삭제된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불쾌함을 얻게 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세번째 영상에서 보듯, 어반 댄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엠넷]의 상업적 편집이 영상 속 거의 완벽한 안무를 완전히 망쳐놓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볼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반 댄스는 연출자가 최초 춤을 추는 그들 자신을 바라본 시선을 그대로 따라갈 때에만 그 특유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관점을 얻게 되며, 거꾸로, 애당초 의도된 관점, 정면 거울 이미지 속에서 댄서 자신이 스스로를 바라보며 입안했던 최초의 의도된 관점을 벗어날 경우, 관객에게 남겨지는 것은 단지 평범한 육체적 움직임, 예컨대, 출근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안무가가 착상했던 관점에서 관람하게 될 경우 관객이 보게 되는 것은 물리적 안무 속에서 안무와 안무가가 분리되는 현상, 예컨대, 들뢰즈적 의미의, '시간-이미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역설적으로 한 가지 알게 되는 것은 [엠넷]의 자본의 논리에 포섭된 상업주의적 시각이 오늘날 시각 예술에 대한 검열의 기능을 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실 박근혜의 모든 언행이 최순실의 연출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의 불쾌함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경험이다. 마찬가지로 여기서 우리는 연출자의 위치를 차지하고자 두 개의 다른 시선이 서로 대립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되지 않은가? 즉, 댄스 크루가 자신의 작품을 그들의 시각하에 두고자 할 때, 방송사는 정확히 그러한 시선의 작용을 상류화하여 상업화하고자 하지 않는가?) 이로부터 상업과 예술을 구분하는 한 가지 시선을 얻게 된다. 예컨대, 시각의 상업적 재편집도 모자른 나머지, [엠넷]의 영상 편집자 혹은 해당 티비 프로그램의 연출자가 저들의 댄스 영상 중간에 안무를 바라보는 연예인 관객들의 표정을 삽입하는 순간 우리는 상업적 시선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목격하게 되지 않는가? 즉, 그것이야말로 폭력적으로 상업적 목적이 예술적 관점을 파괴하는 순간을 이루지 않는가? 다른 한편, 이는 편집자가 해당 안무가 지닌 예술로서의 지위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않은가? 다시 말해, 영상 편집자가 자신의 예술적 무지를 감추고자할 때에나 예술을 감상할 줄 안다고 여겨지는 자들의 모습으로 예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은가? 예컨대, "세계댄스대회 제패한"이라는 상투적 구절이 이미 그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그것이 상업이 예술을 다시 전유하는 폭력적 방식이지 않은가? 반면, 안무가 상업화로부터 독립할 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시각 예술로서의 지위, 즉 육체적-기능적 한계의 구속을 넘어 육신의 움직임을 비물질적 흐름으로 바꾸어버리는 현상이지 않은가?
* 첫번째와 두번째 영상이 링크만을 허용하는 이유로 직접 영상을 여기에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 다만, 링크를 누르면 바로 연결된다. 세번째 영상은 그저 참고용이다. 세번째 영상은 저들이 만들어낸 안무를 감상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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